Book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

by admin posted Nov 12, 201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목숨을 걸어도 좋은 행복한 그 맛…산중 자연식

bobsang-6.jpg 나는 17년 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암 환자의 아내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재앙과도 같은 현실에서 우리 가족을 지켜준 건 '건강하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이었다. 의사 말대로 6개월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단 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생명의 끈을 붙잡고 싶었다. 그 절망 속에서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우리가 선택한 건 음식과 환경을 바꾸는 결단이었다.

수십 년을 살아온 도시생활을 접고 산중으로 들어왔다. 생동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가슴 설레면서 과연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움도 밀려왔다. 하지만 살아야하기에 해발 500미터는 운명 같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십여 년을 도시에서 산자락으로 다시 산중턱으로 옮겨 다닌 끝에 비로소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환경 속에 터를 잡게 됐다.

사람이 모여 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산중생활은 우리의 몸 곳곳을 치유해주었다. 온전한 자연 속에 둥지를 틀고 난 뒤 나는 제2의 환경인 '먹을거리'에 눈을 돌리게 됐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은 밥상. 바로 자연식 말이다.

자연식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자라 생명력을 가득 품은 재료로 만든 담백한 식사를 의미한다. 삼라만상의 뜻에 따라 땅 힘으로 기른 제철 재료로 정성껏 만든 밥상이 바로 자연식의 기본이다. 한겨울에도 수박 구하기가 어렵지 않은 최첨단 세상이지만 엄밀히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마다 나는 잎과 열매는 다르다. 여름엔 더위로 지친 몸을 식혀줄 찬 성분의 감자, 오이 등이 나고 겨울엔 몸의 온도를 높여주는 연근, 마 등이 나는 건 이 세상의 모든 생물들이 조화를 이루게 만드는 하늘의 섭리인 것이다.

1차 항암 치료를 마치고 남편을 따라 요양원에서 자연식을 시작했다. '약'이라는 생각으로 꼬박꼬박 챙겨먹었지만 남편은 금세 싫증을 내고 말았다. 평생을 고기를 즐겨먹던 그에게 채식이 입에 맞을 리 만무했다. 나 역시 조미료와 양념이 강한 음식이 익숙해진 터라 밋밋한 음식들을 먹는 것이 힘들었다. 아무리 생명을 구하는 음식이라지만 식사시간이 고통스럽기만 했다.

암 치료를 위해선 무엇도 가리지 않을 듯했지만, '혀끝'이 얼마나 간사한지 입맛에 맞지 않고 서걱거리는 채소들이 금세 지겨워졌다. 그때부터 암을 치료하는 자연식, 목숨을 걸고 먹어야 하는 남편을 위해 몸에도 좋고 입도 즐거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됐다.

내 몸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맛좋은 자연식을 만들기 위한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아졌다. 바로 식품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담백함을 기본으로 눈과 입이 즐거운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하게 조리해야 만드는 사람도 간편하고 먹었을 때 속도 편하다. 그리고 누가 먹어도 맛있는 맛의 비밀은 바로 천연 소스에서 찾았다. 정제 설탕, 발효 간장 대신 매실청, 레몬즙 등 자연의 재료로 기본 맛을 내고 표고버섯, 다시마, 양파 등을 말린 가루로 만든 천연조미료와 채소국물을 늘 주방에 갖춰 감칠맛을 내게 했다. 또한 자칫 푸른색 일색이기 쉬운 자연식에 눈이 즐거워지는 색을 입히는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치자와 비트 등 식품에서 얻은 천연색소로 식욕을 돋우는 컬러풀한 음식을 다양하게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고 보니 자연식은 더 이상 건강하지만 맛없는 '약'이 아니었다. 눈으로 감동하고 코와 입을 즐겁게 해주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음식은 곧 약이다. 그래서 병에 치명타를 입은 사람일수록 극단적인 식사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당뇨를 앓고 있다고 해서 이뇨작용이 뛰어난 참마만 갈아먹을 수 없고, 혈액순환장애로 고생한다고 양상추쌈으로만 끼니를 때울 수는 없다.

'결핍'보다 '과잉'이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문제가 생긴 한 부분만 채우려다 보면 결국 또 다른 병을 낳게 된다. 모든 병은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시작된다. 자연식의 기본은 결국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저자 : 김옥경)


* 책 소개

자연식을 17년 동안 실천하여 직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남편의 완치를 경험한 저자가 육식에 길들여진 남편을 위해 맛과 멋 그리고 건강까지 챙긴 자연식 밥상을 차리는 원칙과 방법, 요리 메뉴, 맛내기 비법 모두를 담은 책. 제철 자연식 밥상을 차릴 수 있게 각 계절에 나오는 신선한 재료들과 그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생명력 넘치는 자연 속에서 몸을 살리는 자연 치료식의 원칙을 강조하고, 감칠맛 나는 천연소스 만드는 비법을 알려준다. MBC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에 소개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bobsang-1.jpg

bobsang-2.jpg

bobsang-3.jpg

bobsang-4.jpg

bobsang-5.jpg